2022년 5월 12일 목요일

(여행) Paris, France 2022, 둘

 17, Sun. 

: 베르사유 궁전(Château de Versailles) - 에펠 타워(Tour Eiffel) - Lunch at Le comptoir de la traboule (Modern French Restaurant) - Dinner at Malis(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요리)



  이번 여행 일정이 부활절 휴가와 겹쳐서 
혹시나 박물관이나 미술관, 명소들의 입장이 어려워 질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프랑스 사회를 덮쳤기에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답을 듣는다. (Black Friday까지 있다고 하니, 미국의  소비 문화 이식이 성공했나 보다.) 

 부활절 당일, 일요일에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한다. 가이드 두 명을 동반하여, 총 6명의 가족이 택시를 타고 궁전으로 이동한다. 
첫 입장 시간 전이었지만, 꽤 많은 관광객이 길게 줄서 있었다. 아이들의 입장은 무료지만 아이 두 명을 입장 인원에 포함시켜 6장의 티켓을 구매해야 했는데, (현지 가이드 J의)실수로 어른 네 명의 티켓만 예약을 했다. 
  •  작전 1: 실수로 아이들을 입장 인원에 포함시키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어른 입장권은 모두 있으니 양해를 구하고 모두 입장한다. (어설픈 프랑스어로 관광객처럼 말하는 것이 유리할지, 아니면 유창한 프랑스어로 말해야 검표 직원이 짜증내지 않고 입장을 허락할지 고민했다.)
  • 작전 2: 어른 입장권 4장으로 가이드 두 명을 제외한 관광객 가족  네 명의 입장을 도모해 본다.
  • 현실: 아무런 제지 없이 자연스럽게 입장했다.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정면으로 보이는 궁전의 화려한 금빛 장식이 인상적이다. 건물을 치장하고 있는 화려한 석재 조각의 흐름이 유려하다. '호화롭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성 내부의 성당 또한 화려한 장식과 천장화로 꾸몄다. 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을까? 혹은 자신의 왕권을 과시하고 찬양하기 위함이었을까? 인간의 오만과 맹목이 문화와 예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King's Room,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왕의 취침과 기상은 당시 굉장히 중요한 의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취침/기상 의식을 위한 방과 침대가 따로 있었다. (이 무슨 허례허식이란 말인가?) 이곳에서 먼저 의식을 진행한 후에, 옆의 진짜(?)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Queen's Room,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여왕의 침실은 더 밝고 화려하다. 난간을 설치해서 그들의 사생활 공간과 공적 공간을 분리했다. 그들에게 그 구분이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여왕의 출산 과정까지도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니 말이다.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The Hall of Mirror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Château de Versailles, Paris
 궁전 내부를 보고 밖으로 나와 정원으로 향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방문 당일 콘서트가 있어서 표를 따로 구입했어야 했다. 창문을 통해 바라본 전경만으로도 아름다웠기에 아쉬움이 크지는 않았다. 덕분에 전화기를 통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프랑스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다. 동생의 분석에 따르면 불평불만이 가장 많은 사람들이 파리 사람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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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택시를 타고 파리의 대표 마루지, 에펠 타워로 향한다. 

Tour Eiffel, Paris

Tour Eiffel, Paris

Tour Eiffel, Paris

Tour Eiffel, Paris

 그 유명세, 그리고 그 기괴함. 

 파리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 뉴욕을 떠올리듯 (프랑스의 선물이기도 했지만, 정작 자유의 여신상은 파리에 더 많다.), 에펠 타워를 보면 누구나 파리를 상상한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가 아닐까 싶다. 택시에 내려 골목 건물들 사이로 드러난 에펠 타워를 바라본다. 길쭉하게 뻗어있는 삼각형 모양의 골조와, 중간에 뚫려 있는 공간의 비율이 꽤 안정적이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갈 수록, 자세히 볼 수록 드러나는 거대한 철골 구조의 그 기이한 자태에 인상을 찌푸린다. 

 "도대체 이게 뭔가?"

 새로운 것이 자신의 삶에 들어오는 걸 극도로 경계하고 꺼린다는 오늘 날의 파리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에펠 타워가 당시의 파리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까? 1차 세계 대전 당시 무선 송신탑으로 활용되었다고 하니, 그 모습에 실망했던 사람들도 그 쓰임새는 인정했으리라.

 (참고) 개선문에서 바라본 에펠 타워가 가장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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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식사는 이날 저녁이었다. 동생 집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큰 아시안 커뮤니티가 있는데, - 한때는 이 곳에서 중국인들과 무슬림 사람들 간의 세력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 한 건물에 들어서니 프랑스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중국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중국 요리에 포도주를 곁들이며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화 <중경삼림>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한 이 신선함이란. (성격이 깔끔하고 예민한) 킬러의 아지트가 있어도 어색하지 않을 이 건물 안에서 우리는 라오스/캄보디아 음식점으로 향했다. 옆 테이블에서도 (아마도) 베트남 또는 중국인 아저씨들이 포도주를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분위기, 더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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