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2일 화요일

여름, 청평.

 바닥에 누워 경사진 천장을 바라본다. 평평한 시간이 흐른다. 어쩐지 몸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느릿하고 축축한, 여름 낮 더위 만큼이나 늘어진 내 몸의 무게를 실감한다. 그저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싱그러운 물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돌과 돌 사이의 틈을 지나서 아래로 흘러가는 물의 유속을 짐작해본다. 

 그렇게 한가한 공간을 독차지한 채로 남은 시간을 새어본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간, 언제까지라도 넉넉할 줄 알았던 그 시간들의 뒷모습을 훔쳐본다. 반가운 얼굴, 고마운 발걸음, 유쾌한 목소리와 다정한 손길이 아쉬운 마음을 위로한다. 


 올해 나의 여름은 이러했습니다. 덕분에 잘 지냅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여름, 청평,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