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8일 목요일

New York City 6: Coffee Street

한국에서는 마시지도 않던 커피가 이제는 나의 일상에서 꽤 중요한(?) 위치에 있다. 새롭고 다양한 커피 가게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뉴욕의 커피는 젊고 경쾌하다. 평생을 한 가게에서 일해 온 바리스타 할아버지께서 내려주시는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는 없지만, 밝은 인사를 건내는 바리스타 청년이 있다. - 그리고 그는 자꾸만 우유 종료를 고르라고 한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 - 모두가 분주한 아침시간, 스타벅스 옆의 작은 커피가게 앞에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도 경쾌하다. 그러나 나는 한층 더 여유롭다. 그 이유인 즉슨.

Nespresso!!!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알록달록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커피 캡슐들이 가득했던 플라스틱 통이 마냥 좋았지만, 이제는 겨우 세 가지 색의 캡슐들로 가득차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캡슐 3 종류: 검정, 보라, 회색. 분리수거 걱정까지 덜어주고 있으니 아침의 커피 한잔이 이보다 더 여유로울 수 없다. 에스프레소 한잔에 약간의 우유를 넣은 "마이끌식 코르타도" 한잔이 아침을 풍요롭게 한다. 

내 바로 앞자리에는 여전히 손으로 먹는게 더 편하다고 찡찡거리는 꼬마 녀석이 앉아 있다.  이 녀석 바로 옆에는 등교 준비로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는 숙녀가 있다. 가끔은 꼬마 녀석을 다그치기도 하고, 그게 서러운 녀석은 삐쳐서 입을 삐죽거린다. 바쁘게 아침식사를 마친 숙녀는 녀석에게 말한다.

"빨리 먹고 양치질 해야해. 안 그러면 벌레 생긴다."

오늘 아침 숙녀와 꼬마가 입을 옷을 신경써서 집어든다. 거실 한켠에 각자의 옷을 놓는다. 이를 닦고 시원해진 입으로 바람을 불며 달려온 두 녀석은 이제 혼자서도 옷을 잘 입는다. 숙녀는 가방을, 꼬마는 장난감을 챙긴다. 나는 녀석들에게 외투를 꺼내주기 전에 오늘의 날씨를 살펴본다. 화창한 가을아침이다. 바스락 거리는 낙엽들에 꼬마 녀석은 한껏 신날테다. 

"Our" Playground, Forest Hills, New York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집에 와서 "마이끌식 코르타도" 한잔 더 마셔야 겠다.'

캡슐 커피가 있어서 다행인 가을아침이다.  

2018년 11월 3일 토요일

2-1

1991년.

강남 국민학교.

2학년 1반.

김우경 선생님.

행복한 학교생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