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6일 목요일

"Weirdo + Mathematics"에 관한 그녀와 그의 말

Y: "You are an weirdo~"

J: "No! I am not."

Y: "Yes! You are."

J: "No. You are an weirdo. Double Triple Double Triple times Ten times Ten times Infinity weirdo."

Y:"......"

J:"......."

2021년 8월 11일 수요일

(독서) 소년이 온다 by 한강

<소년이 온다> by 한강

 한강 작가의 책을 읽었다. 그녀가 쓴 <채식주의자>를 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같은 작가의 책을 이렇게 빨리 집어 들 줄은 몰랐다. (이건 아마존 킨들 덕분인가?) 

 작가 한강의 글은 특이하다. 중간 중간 그녀는 시를 쓴다. 등장 인물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 보던 그녀의 시선이 어느 순간 강렬하게 그 안을 파헤친다. 긴장된 순간과 겹쳐진 그 글들이 어느새 부드럽게 흘러간다. 내 개인적인 취향과는 별개로 역시 그녀의 글은 매력적이다.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 받은 사람이라면 5.18 광주를 모를 리 없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너무 가까이 있다고 믿었던 걸까? 어느 순간 그 당연한 사실들과 이해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우리는 부끄러워야 한다. 
 영혼과 살을 내주고 피를 흘리며 떠나간 사람들, 살아남은 사람들, 기억하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에게 막연히 고마움을 표하고 매해 5.18 추모 행사를 열어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교과서에 담긴 몇 장의 사진이, 그 아래 쓰여진 몇 줄이 그들을 대신해선 안 된다. 사람은 사람을 죽인다. 그래도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분수대에서 물이 나오고 있는 걸 봤는데요,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떨리던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또렷해졌다. 어떻게 벌써 분수대에서 물이 나옵니까. 무슨 축제라고 물이 나옵니까? 얼마나 됐다고, 어떻게 벌써 그럴 수 있습니까. (p.109)

 영웅이라 칭송받기를 원한 적 없는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위로와 고마움을 원한 적 없는 사람들은 유족이 되어 남은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 이들을 모독했다면, 우리 모두는 분노해야 마땅하다. 이는 지극히 당연해야 한다. 

 광주는 그 품 안으로 폭력을 끌어안았다. 그것만이 살길이었다는 듯이. 그렇기에 이제는 우리가 광주를 품어야 한다. 그것만이 그들을 되살릴 수 있다는 듯이. 

 언젠가 이 소설의 영문 번역서 <Human Acts>를 천천히 읽어보고 싶다. 

2021년 8월 7일 토요일

(독서) 모비 딕; Moby Dick by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저/김석희 역

<모비 딕; Moby Dick>
by 허먼 멜빌(Herman Melville) 저/김석희 역

 첫 문장(=내 이름을 이슈메일이라고 해두자. / Call me Ishmael.)이 유명한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을 간신히(?) 읽었다. 전체 718 페이지의 분량이니 분명 긴 소설이기는 하나, 책 읽는 속도가 한참 더뎠다. 한동안 덮어두었다가 다시 꺼내 읽기를 몇 번 반복했고, 제 21장 <승선>을 기점으로 -허름한 여관의 침대 위에서 퀴퀘그를 만나고, 포경선 피쿼드 호에 올라 바다로 나아가기 까지 150페이지를 견뎌내야 했다.- 이번 여름이 끝나기 전에 모두 읽고자 다짐했다. 마지막 100페이지는 내일 출발하는 캠핑에 이 두꺼운 책을 도저히 가져 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집중하여 읽었는데,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서사의 전개와 그 안에 묘사된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소설 읽기의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철학적 물음과 사색 + 고래, 포경 & 배에 대한 설명 + 등장 인물들에 대한 묘사>의 순서가 반복적으로 교차하며 총 135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때문에 서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가끔은 지나칠 정도로 상세한 당대의 선상 생활과 고래 잡이에 대한 설명이 장황하게 이어진다. 가령, 제 74장 <향유고래의 머리 - 비교 연구>와 75장 <참고래의 머리 - 비교 연구>를 읽으면 그 누구라도 이 작가의 집요함에 항복할 것이다. (사실 저 유명한 첫 문장이 시작 되기 전 <어원>과 <발췌록>을 읽으면서 내가 그에게 지고 말 것이라는 불길한 기운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러나 작가에게 순종적인 독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조금만 더 인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선장 에이해브가 그 자신의 운명을 앞당기려는 듯 던지는 대사 한마디를 들을 수 있다.:
어이! 흰 고래 보았소? (p.524)
 결국 그는 이 물음을 몇 번이고 반복한다.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자의 삶이 향하는 곳으로, 감히 선장에게 맞서려고 했던 스타벅 까지도, 피쿼드 호에 승선한 모든 이들은 에이해브를 따라 뱃머리를 돌리고 돛을 올린다.

이건 뭐지? 형언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고, 이 세상의 것 같지도 않은 불가사의한 이것은 도대체 뭐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기만적인 주인, 잔인하고 무자비한 황제가 나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사랑과 갈망을 등지도록 강요하는구나. 그래서 나는 줄곧 나 자신을 떠밀고 강요하고 밀어붙인다. 내 본연의 자연스러운 마음으로는 감히 생각도 못 할 짓을 기꺼이 하도록 무모하게 몰아세우는 것일까? 에이해브는 과연 에이해브인가? (p.645)
 

 그리고 에이해브와 선원들은 그토록 두려워하며 갈망했던 거대한 흰 고래 모비딕을 마주하고 자신들의 운명에 작살을 던진다. 

오오, 고독한 삶의 고독한 죽음! 오오, 내 최고의 위대함은 내 최고의 슬픔 속에 있다는 것을 지금 나는 느낀다. 허허, 지나간 내 생애의 거센 파도여, 저 먼 바다 끝에서 밀려 들어와 내 죽음의 높은 물결을 뛰어넘어라!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에게 달려간다. 나는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겠다. 지옥 한복판에서 너를 찔러 죽이고, 증오를 위해 내 마지막 입김을 너에게 뱉어주마. (p.681)

음산한 흰 파도가 그 소용돌이의 가파른 측면에 부딪혔다. 이윽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바다라는 거대한 수의는 5천 년 전에 굽이치던 것과 마찬가지로 물결치고 있었다. (p.683)

선주민들을 몰아내고 피빛 무덤 위에 세워진 나라 미국의 원죄, 그 비극을 목도하고 기억하며 이어진 삶, 그 삶을 비극으로 인도하는 운명.

삶을 운명으로 채우려는 인간의 광기, 이를 무심히 바라보는 자연, 그 자연이 내리는 벌. 

또는 그저 삶과 죽음.

이 이야기 속에 넘쳐흐르는 상징과 비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 책의 생명력과 그 위에서 펼쳐지는 위대한 삶에 대한 경외와 찬사는 작가에게 바친다. 당연히 이를 번역한 역자에게도. (번역이라는 작업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2021년 8월 1일 일요일

올림픽에 관한 그녀와 그의 말.

 400M 수영 계주 결승전을 보고 있었다.


J: "Wow. United States~"

Y: "It's not even New York!"


그는 미국을 응원했고, 그녀는 오직 뉴욕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