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4일 화요일

네 살 아이가 바라 본 자신의 두 살 모습

나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신의 두 살 적 모습을 네 살이 되기 두 달 전에 볼 수 있다니.

2019년 9월 6일 금요일

Red Hot Chili Peppers - Californication LIVE Slane Castle

 언젠가 결국 라이브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드럼이고 기타고 베이스고 몽땅 집어던져버리고 욕을 한바가지 한 다음에 손에 들고 있는 마이크로 눈에 거슬리던 관객 한명의 머리통을 깨부순 다음에 "Fuck the world."라고 외치며 철창신세를 질거라고 예상했던 초록 날 [Green Day] 형님들의 음악이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의 앨범 <American Idiot>을 듣다가 '이 형님들이 드디어 정말 미쳐서 득도를 하였구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초록 날 형님들 보다 조금 더 일찍 득도를 한 나체장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로 고춧가루 [Red Hot Chili Peppers] 형님들이었으니. 들어보자. 그들의 충고를.

 그나저나 여기나 저기나 멍청한 것들 투성이니깐 확 고춧가루나 한바가지 퍼부어 버리고 싶다. 




2019년 9월 3일 화요일

카나이 하루키 in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카나이 하루키.

선배에게 구타를 당한 사나이.

SM 잡지의 주인.

"お前......お前, こんな所にいるんだよ."

이 사나이는 술자리에서 선배가 자신에게 화낸 이유를 결국 알게 되었을까?

2019년 9월 1일 일요일

여행, Montreal & Quebec City, Canada (몬트리올 & 퀘벡시, 캐나다) 2019 - 넷

8월 2일 금요일, 여행 마지막 날.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는 날씨다. 

Ben & Jerry's Ice Cream. 엄청나게 즐겨먹는 아이스크림은 아니지만, 그들의 사회/정치 참여, 지향점, 그리고 가벼운 농담이 마음에 든다. 

Ben & Jerrys, VT, USA

Ben & Jerrys, VT, USA

Ben & Jerrys, VT, USA

Flavor Graveyard at Ben & Jerrys, VT, USA

Flavor Graveyard at Ben & Jerrys, VT, USA

Fresh Georgia Peach at Ben & Jerry's , VT, USA
 짧은 공장 투어를 마치고 아이스크림을 시식했다. 밖으로 나와서 주변을 구경한다. 공장 옆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이 있고, 사라진 맛들을 위한 공동묘지도 있다. 각각의 묘비에는 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는지, 당시의 상황과 이유가 적혀있다. 

 "안녕. 잘가. 복숭아야. 여긴 너무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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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각오를 다진다. 집에 가야한다.

From Waterbury to Home via Lake George
 집으로 돌아가는 길. 뉴욕시로 들어가는 길에 퇴근시간과 맞물리면 차가 많을 듯 하여, 조지 호수(Lake George)에 들러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뉴욕주에서는 꽤 유명한 휴양지라고 한다. 편안한 차림새의 사람들이 느긋한 발검음으로 산책을 하고, 이른 저녁 호수의 물결을 즐기고 있었다.

Lake George, NY, USA

 다시 정신 차리자! 달리고 달렸다. 중간에 고속도로를 벗어나 주 공원도로(State Parkway)로 들어섰다. 고속도로에 비해 운전길이 편하지는 않았지만, 산을 양 옆에두고 운전을 하니 기분이 상쾌했다. 덕분에 절벽 위에서 풀을 뜯고 있던 사슴 가족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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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캄한 밤이 되어 집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 동안 줄곧 우리 가족을 위해 달려주었던 애마를 집 근처에 주차 시켰다. 짐들을 정리하고, 아이들 뒷자리를 청소했다. 기특한 녀석. 짧은 기간 동안 대략 총 1,569 km를 달렸다. 

 역시나 여행은 즐겁고, 피곤하고, 신기하고, 짜증나고, 행복하고, 힘들다. 그리고 언제나 끝이 난다. 잠시 여행 중도하차!

 정말로 끝.

여행, Montreal & Quebec City, Canada (몬트리올 & 퀘벡시, 캐나다) 2019 - 셋

다음 날, 7월 31일 수요일. 우리는 고래를 만나러 간다!!

From Quebec City to Tadoussac (Baie-Sainte-Catherine)

 아침부터 서둘렀다. 중간 즈음에 있는 작은 마을(Baie-Saint-Paul)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함께 먹을 핫도그를 준비했다. 지난 저녁 식료품점에서 사온 소세지와 빵을 준비하고 아이들의 간식을 챙겼다. 10시에 배를 타야하는 일정이라서 넉넉히 6시 30분에 숙소를 나와 타두삭으로 향하였다. 지도에서 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침에는 아래의 길로, 돌아 올때는 위의 길을 이용하였다. 아랫 길이 조금 구불구불하고 작은 산과 마을들을 지나기 때문에 운전에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스치는 풍경이 훨씬 예쁘고, 이 운전길에서는 세인트 로렌스 강의 아침 물안개를 만나볼 수 있다.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당일 여행일정을 예매한 사이트와 현장이 갖고 있는 정보에 차이가 있어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무사히 승선했다.

Whale Watching, Tadoussac, Canada

Whale Watching, Tadoussac, Canada

Whale Watching, Tadoussac, Canada

 원래 계획은 고래와 마주하고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계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먼 발치에서 벨루가(Beluga Whale)혹등고래(Humpback Whale)의 등과 꼬리를 바라보았다. (간신히 카메라에 담은 벨루가의 하얀 등을 보라!!!) 

 배를 타고 강을 따라 바다 쪽으로 꽤 멀리 나갔다. 안개가 그어놓은 희미한 경계를 지나자 차가운 공기가 배를 짓누르듯 감싸 안았다. 구름 속을 지나가는 비행기가 가끔 휘청거릴 때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고래와 더 가까이 조우하고 싶었지만, 아쉬운 탄성들을 남겨두고 배에서 내렸다. 대신 타두삭 마을을 돌아 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며 바라본 절벽과 나무들로 이날 여행의 빈 곳을 가득 채웠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퀘벡으로 돌아오는 길을 서둘렀다. 아침과는 다른 길로 차를 몰았다. 비가 쏟아지고, 길은 아래위로 출렁거렸다. 아이들은 잠들고, 아내는 운전하는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다. 

 퀘벡시에 도착해 베트남 음식점에 가려고 했으나 주차할 곳이 없어서 포기했다. 아이들은 아내와 함께 숙소의 발코니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고, 나는 휴식을 취했다. 

-참고-
 퀘벡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몽모렌시 폭포(Montmorency Falls)를 구경하고 싶은 분들은 폭포 위쪽의 동네로 가보세요. 맥도날드가 있고, 옆에 편의점과 주유소가 있는 곳으로 가면 무료로 주차를 하고, 주민들이 다니는 폭포 뒤쪽의 길로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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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일 목요일, 퀘벡시 여행의 마지막 날. 뉴욕으로 돌아가는 일정의 시작. 

 퀘벡시 성곽(La Citadelle de Quebec)으로 가는 길, 근처의 카페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이 곳에서 일상의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크로아상을 하나씩 집어들고 길을 나선다. (이 곳도 정말 괜찮았지만, 역시나 몬트리올의 크로아상이 최고다.)

Cafe Les Cousins, Quebec City, Canada
Latte at Cafe Les Cousins, 
 카페에서 나오는 길, 밖에 앉아있던 한국인 아저씨 부부의 래브라두들(= 래브라도+푸들, 처음 들어봤다.)이 아이들의 발을 붙잡았다. 여행 내내 작은 꼬마녀석이 들고 다니던 막대기를 개가 부러뜨렸지만, 그는 래브라두들과 교감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듣는 미국억양의 영어가 반가웠다. 

 퀘벡시 성곽에서 짧은 투어를 마치고, 꽤 흥미로운 경비병 교대식을 보았다. 염소와 함께하는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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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정말로 캐나다를 떠날 시간이 되었다.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인출한 캐나다 달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에, 아침의 카페에서 추천해준 와인가게이 들러 아이스와인을 두 병 손에 넣었다. 

From Quebec City to Waterbury
 이번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는 버몬트주의 워터버리(Waterbury, VT)라는 동네다. 왜냐하면 그 곳에는 이번 여행의 두번 째 이유, 벤과 제리의 아이스크림 공장(Ben & Jerry Ice Cream Factory)이 있기 때문!!! 이날 아침 고속도로에서 있었던 충돌사고 때문에, 퀘벡시에서 빠져나와 한적한 길로 빠져나오기 까지 시간이 지체되었다. 한적한 시골길로 들어서기 전, 프랑스어로 가득찬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참고, 퀘벡주의 맥도날드에서는 푸틴을 맛볼 수 있다.)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한가한 마을의 맥도날드에서 한국말을 사용하는 우리 가족은 신기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나는 주문을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에게 자동주문기계를 사용해보라고 권하고 계신 할머니 직원이 신기했다. 

 맥도날드 매장 안에는 아이들을 위한 실내 놀이터가 있었다. 동네 꼬마들이 한국말을 하는 우리 아이들이 신기했는지, 계속해서 함께 놀자는 신호를 보냈다. 물론 그 신호에 응답했다. 큰 아이는 영어로 말을 했지만, 그들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들은 다시 프랑스어로 말을 걸었지만, 작은 아이는 그냥 한국말을 하며 함께 놀았다. 이것이야말로 화합!! 어쩌면 이 맥도날드의 실내놀이터가 이번 여행 중 아이들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호젓한 산길과 한가로운 시골길을 지나 천천히 길을 내려오니 아마도 불친절할 국경에 도착했다. 그리고 역시나 불친절한 국경 직원을 만났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숙소로 향했다.

Waterbury, VT, USA
 미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호텔이었지만, 산속에 묻혀있어서 경치가 좋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곳의 수영장이 가장 반가운 모양이다. 피곤함에 몸을 눕히지마자 잠이 들었다. 내일은 정말로 길고 긴 여정이 될 예정이다.

오늘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