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0일 화요일

철학을 하면 말이야...

철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듣는 몇 가지 말이 있다.

"멋지다. 나도 그 시절로 돌아가면 꼭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

"관상이나 사주를 볼 줄 알아요?"

"철학보다는 종교가 더 깊이가 있다. 성경에 모든 진리가 있다."
"(아주 가끔) 철학은 나쁜거다. 하나님 말씀을 들어야 한다."

"강신주님 책 읽어 봤어요? 나중에 강연하면 돈 많이 벌겠다."

"지대넓얕 들어봤어요?"

"내가 요즘 듣는 철학 강의가 있는데......이런 저런......그래서 저래서......이거 맞아요?"

"나중에 뭘 할 수 있어요?"

"앞에서 말 함부로 하면 안되겠다."

"철학자들은 책을 왜 그렇게 어렵게만 쓰는거야! 그게 무슨 철학이야. 인생이란 말이야......"

실제로 다 들은 말이다. 또 뭐가 있었나? 

2017년 6월 19일 월요일

성공에 관한 그녀의 말

그녀는 엄마와 함께 누운 채로 자전거 놀이를 하며 외쳤다.

Y: "윤아가 1등 할거야. 윤아가 1등 할거야!"

S: "......"

Y: "윤아가 성공할거야!"

그리고 그녀는 잠들었다.


2017년 6월 9일 금요일

세상에 관한 그녀의 말

Y: "지호야. 세상은 원래 그래."

J: "......."

Y: "어른들만 전화기 가지고 노는거야."

J: "......"

Y: "어른들이 돈을 벌어서 그런거야. 어릴 때는 그냥 먹고 자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크는거야."

J: "......"

2017년 6월 4일 일요일

그 사람이 보였다

1.
지금껏 나는 그 삶이 저질렀다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다.

2.
가끔 생각하지도 못한 어떤 이의 얼굴을 꿈에서 볼 때가 있다. 그것이 추억인지, 미련인지, 아픔인지, 아니면 걱정인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당연히 평소 연락이 잘 안 된다. 그래서 당연히 지금 연락을 할 수 없다. 전화번호나 이메일도 없고, 너무 멀기도 하고,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내가 그 사람의 일상에 관심을 둘 만큼 여유있는 삶을 살고있지 않다. 그래도 궁금하다.

친분을 이어오지 않은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문득 갑자기 보고싶어지는 이들이 있다. 가끔은 뜬금없이, 그렇게 멀어진 이들에게 연락을 할 때가 있다. 그들은 나의 연락이 별로 반갑지 않을테지만, 그래서 대답을 듣지 못할 때도 많지만, 나는 가끔 그들에게 연락을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의 그 사람에게는 연락을 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은 항상 너무 착했다. 나는 결코 알 수 없었다. 그 사람의 그런 말투와 태도와 몸짓과 눈빛이 나를 향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본인이 상처받지 않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 사람에 대한 이 모든 '알 수 없음'이 나 자신을 향한 것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 듣던 음악을 듣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찾고, 예전에 보았던 영화를 본다.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추억 때문인지, 미련 때문인지, 아픔 때문인지, 아니면 걱정이 되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3.
내가 나를 확신할 수 없는 것은
시계를 보는 일과 같다.
나를 한 번도 본적 없는 나는
지금 내가 의심스럽다.

무엇을 사치라고 여겨야 하는지
요즘 나는 내게 물을 수 없다.
세상 모든 것들이 들끓어서
나는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