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 도로-
곁을 내주지 않은 첫 사랑 그 속살과도 같았던
청춘은 언제나 파랗고 어두운 바다 속 이었다
허우적거리면 기어코 손에 닿을 것이라 믿었던
뜨겁고 끈적한 모든 것들이 무서워질 때 즈음
나는 북쪽 길을 찾아 떠난다
쓰다 만 청춘에 용서를 빌고
떨군 사랑은 집어 들고 싶지만
굽어진 산 허리가 이미 초록을 거두었다
북쪽의 시간이 빨리 흐르는 까닭이다
인연의 숨결이 북쪽으로 흘러간 때를 추억한다
던져진 시절에 몸부림 치던 나는
연붉은 길 위, 눈 감은 채,
옅어진 울음을 놓아준다
마주할 수 없는 것들은 남겨두자
내 것이 아닌 사랑도 사랑이었으니
남들은 창을 내지 않는
서늘해진 바람이 불어오는
나는 지금 북쪽 길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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