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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리정돈을 잘해."
"각각의 정리함에 예쁜 표식을 해두었지."
"너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제부턴 내가 알려줄게!"
난 CD에 집착하던 사나이였다. 일본에서 잠깐 살았던 중학시절, 그들의 음악 시장에는 MD라는 것이 있었고, 그 깔끔하고 정교한 모습에 감탄을 했었다.
"CD의 음질을 구현해 낸 이 앙증맞은 자태를 보라!"
라며 감탄을 했지만, 역시 내가 일본에서 공수해 온 것은 CD였다. (MD가 너무 비싸기도 했고) 고교 시절, MP3 플레이어가 처음 나오고, 냅스터(Napster)를 통해서 듣고 싶은 음악을 (여러 의미로) 간편히 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도, 결국 내 가방 안에는 항상 CD 플레이어가 들어있었다. 나의 마지막 하늘색 CD 플레이어, 이 녀석의 렌즈 수명이 끝나갈 무렵 내 눈에 띈 것은 Apple iPod이었다. MP3 플레이어의 진화! 그러나 이후에도 수 많은 CD를 구매했고, - CD는 소중하니깐! - 직접 iTunes에 일일이 음악들을 옮겨 나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렀다. 난 바다 건너, 먼 곳에 오게 되었다. 그 동안 모아둔 앨범들과 작별을 고하였다. 먼 곳에 온 이후로 컴퓨터 안에 있는 음악 파일들을 통해 예전 노래들을 듣고, YouTube를 통해 요즘의 노래들을 찾아 들었다.
그리고 약 8년이 흘러 (8년만에 장만한 새 컴퓨터 덕분에) 느즈막히 접한 Spotify.
'아...이래서 요즘 컴퓨터는 저장장치 용량에 집착하지 않는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들이 정리해 놓은 음악 목록들을 살펴본다. 깔끔한 목록표, 오늘의 음악들: 메이드 뽀 마이끌, 한국 음악 목록의 태극기 문양까지. 뽀송뽀송한 기분이다.
좋아요를 눌러서 나의 취향을 알려주면, 그들은 응답한다: '넌 이 노래를 좋아할거 같아!' 그렇다! 자료 과학의 힘이란 위대하다!
Sun Rai의 <San Francisco Street>를 들었더니, Dua Empat의 <Piccadilly>를 추천해 준다. 언제나 내 곁에 있는 Stan Gets의 음악을 틀어보니, Lisa Ono의 앨범이 기억난다. 서울 내 방 어딘가에 꽃혀 있을 그녀의 앨범을 떠올리며 음악을 튼다.
처음 들어보는 가수의 처음 들어보는 음악. 항상 듣는 앨범과 잊고 있었던 가수의 목소리.
역시! 평소 정리정돈을 잘 해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2020년이 새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난 평소 정리정돈을 잘 하니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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