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일 금요일

이른 퇴근

-이른 퇴근- 

젊은 죽음 앞
서럽고 억울한 소리들도 잠시 침묵했다
밤 하늘만이 망설임 없이 그날의
노동을 끝마쳤고,
너무 일찍 돌아온 자식 앞에서 
아비는 말이 없고, 어미는 망설였다

내 자식일리 없다.

부모의 당부가 아니어도, 
넘치는 것 하나 없이 사는 일
그 일이 언제나 조심스럽다 
일 마친 새벽 달이 남몰래 그 속살을 채우 듯
그렇게 끌어온 생이다
여태껏 팔딱여보지 못한, 기어코 찾아온 청춘을 
끝내 숨기지 못하고
토해내 듯 피어나려던 그의 몸뚱아리가
요동치며
시퍼렇게 우는소리를
꼬꾸라지는 소리를 
누구 하나 듣지 못했다

살게 해주십시오. 사람답게.’

살아남은 그의 옷가지가 
너풀거리며 그의 몸을 떠난다
아비는 주저했고, 어미는 단호했다

살거라. 내 자식아. 이제라도 살거라.’

그의 새벽 퇴근길도 
가끔은 푸르게 
시렵지만 떨렸고 
단단한 쇳덩이처럼 마냥 버텨야했던 그 생도 
아주 가끔씩 말랑거리며 수줍었다

'고작 이게 내 생일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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