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7일 월요일

New York City 2: Coffee Street

뉴욕의 모습은 다채롭다. 어둡기도, 밝기도 하다. 그래서 흥미롭다. 이기적인 욕망이 고급스런 양복으로 덮이고, 지적 허영심이 진보의 옷을 입고, 자기 만족이 예술이 되기도 하는 이 곳은 뉴욕이다. 여러가지 상반된 목소리들이 충돌하고, 서로 다른 빛깔들이 어울린다. 때로는 큰 충돌이 일어난다. 어떤 이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어떤 이들은 저항에 참여하고, 어떤 이들은 이를 조롱하며, 또한 어떤 이들은 이 모두를 관찰하고 설명하려 애쓴다.

이 혼돈(?) 속에서도 서로 다른 많은 이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커피다. 뉴욕에 오긴 전에도 가끔은 커피를 마셨지만, 주로 대화를 위해 지불한 자리값에 딸려나오는 일종의 사은품 정도의 역할이었다. 뉴욕에 온 이후에도 다르지 않았다. 나의 흥미를 자극한 대상은 커피가 아니다. 난 뉴욕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내가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커피가 나의 흥미를 끌기 시작했다.

think coffee, NYU, New York

처음으로 나에게서 감탄을 이끌어 낸 커피는 think coffee라는 가게에서 팔리고 있다. NYU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중 우연히 들렀다. 공교롭게도 내 앞에 있던 두명 모두 라떼를 시켜서 나도 덩달아 차가운 라떼를 마셨다. 그리고 난 속으로 외쳤다. 

'커피가 이렇게 맛있다니!'   

개인적으로 뉴욕 최고의 커피로 뽑지는 않지만, 뉴욕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와 가까이 있기에 무난히 Top 5안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가게 밖 건너 편의 벤치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운 시간이 언제나 그립다.


Joe Coffee, Union Square, New York

Joe Coffee는 때에 따라, 그리고 가게에 따라서 너무 큰 편차를 보인다. 그래서 누군가 뉴욕에 와서 함께 커피를 마실 때 난 물어본다.

"90점 짜리 커피를 마실래요? 아니면 70점에서 120점 사이를 헤매는 커피를 마실래요?"

누군가 나에게 뉴욕 최고의 커피를 소개시켜달라고 한다면 난 Joe를 추천하지 않는다. 그런데 누군가가 나에게 뉴욕에서 지금껏 마신 최고의 커피 한 잔을 꼽아달라고 한다면 2012년 여름에 New School (13th St.) 근처에서 마신 Joe의 아이스 라떼를 말한다. 커피의 쓴맛과 신맛이 우유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입안에 청량감을 남겼을 때 난 이곳의 단골이 되었다. 비록 그 때는 현금만 받던 악덕상인이었음에도 말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맛의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게 단점이다. 때로는 감탄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집에 가서 네스프레소를 내려먹어야 겠다는 후회를 남긴다. 그래도 펀치 카드를 채우는 재미가 있으니!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Coffee Street 연재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돈을 좀 벌어야 한다.

연재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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